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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미르 렌/34/남성/상조회사 직원/FFFFFF]

웽웰웽 2019. 2. 1. 23:23





"숲과 별을 사랑한 동생에게."

외관

"절 받는거 좋아하나? 두 번 정도는 해줄 수 있는데."




한 폭 초상화 같은 미시감과 기묘한 인상을 주는 청년.

화려한 황금색 머리카락, 내려다보는 듯한 시선을 담은 짙은 보랏빛 눈동자가 선명하다.

눈꼬리는 올라가 있었으나 반쯤 내리깐 채로 부드러이 웃을 때는 나긋하게 휘어졌다. 속눈썹이 길고, 눈가가 붉은 탓에 별 다른 특징 없이도 시선을 끌었다.

여러가지 화려한 장신구와 피어싱으로 치장한 모습이 단정한 흑백정장과는 이질적이면서도, 특유의 분위기 탓에 지독히도 어울렸다.

선이 미려하고 외양이 화려한 미남. 전체적으로 길죽하고, 비례가 좋은 몸으로 체격부터 다부진 축에 속했다.

여타의 사람과 손가락 한두 마디는 차이날 법한 손에는 얇은 흰색 면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순서대로 @anti_rollgin님 두상 커미션, @8parachute8 전신 커미션입니다.

이미지 다운로드용 에버노트 링크 








이름

카시미르 렌, Casimir Lehn

"카시미르고, 줄여서 밀(Mill)이야. 사랑스러운 이름이지?"
남자는 뻔뻔하게 말하곤 히죽거렸다.


성별

남성

키/몸무게

186.4(굽 포함 189가량), 84kg.

나이

34Y

국적

이탈리아

성격

친절한, 사교적인, 수용적인, 자신감 있는, 뻔뻔한

바르고 단정한 자세와 적절한 예법과 매너. 어딘가의 멋진 파티장에서 걸어 나온 듯한 행동을 보였다. 묘한 격식이 있었으나 막상 대화를 시도해보면 유쾌한 성격 덕에 말을 섞기 어렵지도 않았고, 특유의 매너를 장난스레 포장해 타인을 즐겁게 만드는 재주도 있었다. 거기에 더해지는 타고난 만담꾼의 기질은 때로는 저를 낮추는 것처럼 보이게끔 했는데, 그러면서도 언제나 허리는 꼿꼿했다. 행동 일체의 근간에 깔린 막연한 자신감, 어떤 일이 있어도 저 자신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타고 난 태연한 자만. 이것들은 타인을 곧잘 수용하고 긍정하면서도 타인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수용이란 간단했다. 타인을 그저 받아들인다, 그 뿐. 자신을 가명으로 불러달라고 하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 티가 나는 거짓말을 해도 고개를 끄덕, 작정하고 속여먹으려 드는걸 알아도 또 끄덕... 이걸 하지 말라면 고개를 끄덕. 또 저걸 해 달라 하면... 아, 싫은 건 싫은데. 단칼에 쳐내면서도 어지간히 마음이 안 내키는게 아닌 이상에야 또 고개를 끄덕였다. 타인의 요구부터 정체성까지 모두 흐르듯이 자연스레 받아들이곤 했다. 그보다는, 구태여 이의를 제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쪽이 옳겠으나... 무난하게 가까워지기에는 좋은 인물상이었다.

또한 사람을 볼 때 위아래를 따지지 않았다. "그런 걸 굳이 봐서 뭐해."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소리였지만 그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소리였다. 상황에 따른 격식은 갖추지만 사실상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사람을 가려 행동을 바꾸는 일이 없었다. 그와의 사적인 시간은(중요한 공식 선상이 아니라면 애초에 공과 사의 구별이 희박했지만,) 대체로 유쾌하고 부드러웠다. 

타고난 천성인지 여유로웠고, 늘상 너그러운 품성을 보였다. 그 깊이가 아주 깊지는 않았으나 총칭해 자비롭다 할 법 했다. 자비. 구태여 그러한 표현을 쓰는 이유는 그의 천성은 베풂을 품은 탓이다. 위에서, 아래로. 혹은 잔잔한 수면의 한 부분부터 전체까지. 물과도 같아서 같고 낮은 곳으로는 퍼지지만 결코 위를 향하는 법은 없었다. 위와 아래를 따로 두고 보지 않으니 모두에게 평이했다. 그렇기에 전술했듯 부드럽고 유쾌했으나... 이는 결국 제 머리 위로 누구도 두지 않는 오만의 역설이었다.

유쾌한, 시니컬한, 여유롭고 무심한

말 전반에 장난기가 스며 있었고, 격식이 없었다. 그렇다고 경박하다 칠 수는 없는 것이 그였다. 그 것이 고급스러워보이는 치장이며 정장 탓인지, 본인의 말투에서 초연함이 느껴지는 탓인지...여하간, 어찌 되었던들 대화 한두 번만 나누어 보아도 무난한 수더분함이 느껴졌으니 첫인상 면에서도 총평에서도 못난 소리를 듣는 법은 없었다. 처세술이 뛰어난 게 아닐까, 하고 자신을 가지곤 했지만 사실 호평에서는 얼굴이 3분의 2를 먹고 들어갔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거야, 잘생긴 건 지독히도 잘 생겼으니까! 3분의 1이나 성격적인 호평이 있었다면 충분히 좋은 성격일것이라 자부했다!)

장난스러운 목소리를 하면서도 말의 내용은 제법 비관적이었다. 엄연한 모순이었으나 그마저도 자연스러웠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일을 대강 적당히 넘기는 타입으로, 탁월한 유들함이 말의 본질을 곧잘 숨겨주곤 했지만 짙게 깔린 무심한 본성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진 않았다. 겉으로 보이기엔 활발한 사람이었으나 포장지를 두세 겹 벗겨보면 결국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타인의 말을 제법 집중해 들으면서도 쉽게 공감하지는 않고, 염려하는 듯한 시선을 하면서도 그 눈빛 어림에 깔린 비감은 얄팍하기 그지없다. 심심한 위로를 건네는 짧은 손길에서 진실성씩이나 느낄 정도라면, 청자가 많이 위태로운 상태라는 반증이나 매한가지다.

타인의 걱정에 대한 자신의 태도도 무심한 축에 속했다. 지나친 적당주의자는 타인의 걱정에도 저는 그럭저럭 괜찮다며 어떤 일에도 무던한 태도를 취했다. 그 모습이 그저 가벼운 성향으로 취급되는 일이 잦다는 것은 그에게는 행운이었으나, 이에 대해 불쾌감을 여길 사람도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는 유감스럽게도, 어떤 상황에 처한다 한들 천지가 세 번을 개벽해도 그가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장난기 어린, 융통성 있는, 격식없는

남을 놀리는 재미로 산다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한다는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수위를 아슬하게 넘나들곤 하는 장난질에서 후폭풍이 두렵지 않냐 묻노라면, 전혀! 사소한 장난에 칼부림까지 날 법한 사람들은 애초에 잘 사귀지도 않고, 그는 스스로가 어느 정도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 자부했다. 그도 그럴게, 무례랑 장난은 나름 구분할 줄 안다고 생각하거든... 유들유들한 웃음이 천연덕스러웠다. 그만큼 눈치가 썩 빠르고, 상황이 나빠졌을 때 타인에게 사과를 건네는 데 있어 쓸데없는 자존심을 세우지도 않았다. 그 탄력성은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닌지라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도 느긋하게 최선을 타협하는 것에도 능한 편이었다.

스스로가 무례에 대해서 눈치 빠르게 굴지만 썩 경각심을 품고 있지는 않았다. 이 점이 무심함과 톱니가 맞물리며 타인의 무례에도 신경쓰지 않는 무심한 관용이 된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타인의 말에 총체적으로 무감각했으니 제가 어떤 말을 듣는다 한들 대강대강 포용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타인이 구하는 양해와 용서에도 너그러워 무슨 일이건 날카롭게 날을 벼리는 일이 드물었다. 좋게 말하면 융통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끔찍할 정도의 대충주의다. 유감스럽게도 그는 철저히 후자에 가까웠다.

재미만 있으면 다 된 일이었다. 사람을 볼때 위아래를 구태여 따지지도 않았으니 너 나 우리를 그리 구분하지도 않았고, 아무렴 좋다며 오는 대로 사람을 받고 가는 대로 사람을 보냈다. 우아한 태도와는 반대로 먼지 바닥을 대충 발로 쓸어내고 주저앉아 이야기판을 너절하게 벌이기도 했고, 왁자하게 술판을 벌이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관조적인, 태연한

행동에 스민 모순들이 주위에 벽처럼 에둘러져 있었다. 깨끗한 물 속을 보는 것 처럼 명확히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한 가지로는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알 수 없었으며 한 무리에 한없이 가까이 섞여 있는 것 같다가도 저 멀찍이서 상황을 통찰하는 관조자의 입장에 있었다. 자신의 상황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수있다는 것은 넓은 시야에는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한 문제에 깊게 이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뒤따랐다. 타고난 성향을 고칠 생각도 없는 탓에 위태롭고 긴박한 상황에 처했으면서도 스크린 너머로 지켜보기라도 하듯 흥미롭다는 양 군다는 점에서 자신의 안위에도 좋을 수가 없었다. 어찌 보면 평정심을 갖춘 것이었으나, 조금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안전불감이 이보다 지독할 수 없었다.

그 탓인지 여유로운 태도와 더해 사람이 여러 상황에서도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캔버스에 그려 넣은 듯 두드러지는 초연한 기시감은 전술한 대로 하늘이 세 번 개벽할 때 까지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자신에 환멸을 내면서도 결국 달라질 구석을 찾지는 못했다. 태도가 한결같고 굳건하였으니 재미를 극도로 추구하면서도 타인에게는 기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저 사람은 어떻게든 되겠지. 터무니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조차도 모두가 곧잘 그에 대해 수긍하게 되는 이유였다.

나른한

사람이 늘어지는 구석이 있었다. 여유롭다는 말로 퉁치기에는 유별나다. 낮잠으로 하루를 때우라면 한나절을 치르고도 남아 밤잠까지 자고 나서야 깰 정도였으니 오죽했을까. 묘한 탈력감과 주변 상황에 수긍적인 태도가 그런 모습을 유독 부각시켰다. 약간의 무기력과 무신경함이 항상 감돌았다. 그야, 하나하나 신경 쓰기에는 바쁜 몸인걸... 미술관에 일일히 방문하고 좋아하는 것은 하루에 한번씩은 꼭 해야하고, 스스로를 챙기는 일은 거를 수는 없노라면서 뭐가 그렇게 바쁠 일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거기에 더해 명백히 허무주의적인 성향,특히 인의와 자기보전에서 어딘지 엇나간 구석이 보였다. 온 세상 사람을 다 수용하고 수긍할 것 처럼 굴다가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 무언가를 썩 기대하지도, 그에 따라 실망하지도 않는다. 천성을 타고나 여태껏 문제없이 살았으니 그것으로 충분하지 아니한가. 아무렴 좋은 일이다.

변덕스러운

"아... 이건 이제 질렸어." 변덕스런 성미에 두손 두 발 다 든 사람이 양 손과 양 발가락 모두를 통틀어 세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피곤한 듯 늘어지는 시선이 한 번, 그 줏대를 알 수 없는 흥밋거리와 질렸다는 말 한마디가 그의 향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다. 재미있으면 계속하고, 재미없으면 그대로 손에서 놓아버렸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일일히 신경쓰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없을 것이다. 혀 끝이 길어서 그런건지 언제나 혀 끝보다는 몸이 빠른 인간이라, 종잡을 수 없는 족속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인간이었기에 제 한끗 열정을 태울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머리를 들이미는 것일 터다.

그렇기에 계획과는 거리가 먼 인간일 수 밖에 없었다. 협력과도 거리가 아득한 방종한 인간이었으나 필요에 의한 암묵적 합의를 알았기에 의사소통과 단체생활에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드물었다. 

에고그램&MBTI 테스트 유형 


BAABC-자상한 성격에 배려심 많은 타입


성격

다른 사람과의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을 추궁하거나 약속이행 등을 강요하기 전에 우산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볼 줄 아는 마음의 관용을 가진 타입입니다. 엄격함보다는 자상함이 앞서는 타입이지만 결코 상황을 살펴 태도를 바꾸는 사람은 아닙니다. 상당한 현실주의자이며 자신의 사리분별에 절대적으로 자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결정한 사항은 주위의 동향에 미혹되는 일 없이 밀고나가는 완고함도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타입은봉사활동이나 종교활동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럴 때 자기만족적인, 일방적 강요행위로 치닫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음씨가 따뜻한 합리주의자이지만 무신경한 부분도 많은 타입입니다. 주위 사람들에 대해 좀 더 배려를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ESTP-A


마음 :: 외향 72% / 내향 28%

에너지 :: 직관 37% / 현실주의 63%

본성 :: 이성적 사고 78% / 원칙주의 22%

전술 :: 계획 42% / 탐색 58%

자아 :: 자기주장 99% / 신중 1%


주변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사업가형 사람은 여러 사람이 모인 행사에서 이 자리 저 자리 휙휙 옮겨 다니는 무리 중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직설적이면서도 친근한 농담으로 주변 사람을 웃게 만드는 이들은 주변의 이목을 끄는 것을 좋아합니다. 만일 관객 중 무대에 올라올 사람을 호명하는 경우, 이들은 제일 먼저 자발적으로 손을 들거나 아니면 쑥스러워하는 친구를 대신하여 망설임 없이 무대에 올라서기도 합니다.


국제사회 이슈나 이와 관련한 복잡하고 난해한 이론과 관련한 담화는 이들의 관심을 오래 붙잡아 두지 못합니다. 사업가형 사람은 넘치는 에너지와 어느 정도의 지식으로 대화에 무리 없이 참여하기는 하나, 이들이 더 역점을 두는 것은 앉아서 말로만 하는 논의가 아닌 직접 나가 몸으로 부딪히는 것입니다. 행동이 먼저 앞서기도 하는 이들은 이로 인해 가끔 실수를 범하기도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턱 괴고 앉아 지켜만 보고 있느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 뒤라면 직접 나가 몸으로 부딪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직업

상조회사 직원

스스로를 말단 사원이라고는 하지만 그의 태도나 지나치게 질이 좋은 옷가지 따위로 짐작컨대 결코 그것으로 전부는 아닐 것이다. 외근을 명목삼아 한량처럼 놀러다닌다는 소문이 허다했다.

소지품

오로라제 만년필
휴대전화
지갑
검은색 양장 다이어리
국화꽃 한 송이

특이사항
0.About.

RH+AB.
이탈리아 로마 출생, 몸이 약한 어머니의 요양을 위해 어릴 때 유럽 주위를 전전하다 결국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정착했다.
큰 규모의 상조회사 직원. 말단 직원이며 젯밥 얻어먹는 게 일이라곤 하나 파티장에서 와인을 걸치는 것이 어울릴 상을 하고 있다.
불길하다며 꺼리는 사람도 몇 있는 모양이지만, 어차피 회사원이랑 별 다른 차이는 없다면서 슬 웃었다. 주제에 남에게 명령하듯 손짓하는 것이 퍽 자연스러웠다.
남 하자는 대로 곧잘 휘둘리는 것 같지만 재미없으면 금세 손을 놓아버렸다.

1.Dec. 31th
정확히는 12월 31일과 1월 1일에 걸쳐 태어났다고 한다. 
정확히는 뱃속에서 머리를 내밀자마자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모여든 사람들이 잔뜩 호들갑을 떨었다.
편의상 호적에는 12월 31일로 올려 둔 상태.
탄생화 ▷ 노송나무_불멸
월 탄생석 ▷ 지르콘_성공과 승리
일 탄생석 ▷ 야호이트_온갖 정화
탄생목 ▷ 너도밤나무_창조
별자리 ▷ 마갈궁
수호성 ▷ 토성

2.Appearance
"왜 그렇게 봐, 내가 잘 생겨서?"
질 좋은 흑백 일색의 맞춤정장, 손목의 P사제 175주년 기념 시계. 말단이라면서? 잘 사는걸로 갈구는 사람이 없으니 아무렴 됐다고 손을 휘휘 내저었다.
흡연, 음주를 모두 하지만 즐기는 수준은 아니다. 자기관리에 철저해 담배 냄새가 잘 나지도 않았고, 술을 먹고 일을 친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자부했다.
마땅히 향수는 뿌리고 다니지 않았다. 일 할때 향수 냄새가 나면 부정탄다고 했던가... 어느 나라의 것인지 모를 이야기였지만 업종이 업종인 만큼 쉽게 치부할 수는 없었다.
건강한 외양과 대비되게 체온이 서늘하고 손끝이 찼다. 타고난 체질이라는 모양.
넓은 보폭이 당당했고, 한 순간도 자세가 흐트러지는 법이 없었다. 

3.Family
"우리 가족? 사이 좋지~."
유명 기업인인 아버지와 여러 기업의 대주주로 통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났다. 이해타산과 경제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결혼이 시작이었으나 운 좋게 서로 마음이 맞았기에 드물게 화목한 수준을 넘어 남들 시샘하기 딱 좋은 금슬의 한 쌍이었다.
다만 다른 형제는 없다. 부모는 카시미르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말했으나, 부친의 오랜 소원이 어머니를 닮은 딸들이라는 것을 모를 그가 아니었다.
구태여 그 하나로 끝난 이유는 자신을 낳은 이후로 한차례 다시 임신했다가, 유산하며 명백히 수척해진 어머니를 염려한 것일 터다. 팔자에도 없는 이탈리아로 요양을 간 이유도 모두 그 때문이었으나, 누구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았다. 가족은 행복했으니까.
부모가 죄 아들에게 무심한 구석이 있었다. 강요하지 않고, 억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뿐이다. 결핍을 느낄 법도 했으나, 무심은 타고난 유전이었기에 무심함 속에서 이상을 느낄 일도 없었다.

4.Voice
▶"듣기 괜찮을걸? 다들 그러더라고."
이태리어, 불어, 독어와 영국식 영어 등 다국적의 언어를 곧잘 소화해냈다. 어릴적부터 여러 나라를 전전한 탓인지.
평이한 속도의 말에 망설임이 없고 어조가 명확하다. 느긋한 반말조에, 일을 할 때나 내킬 때를 포함하여 드물게 존대를 사용했다.
다만 말 끝이 맥없이 늘어지는 편이었다. 공적인 상황에서는 아니라고 하니 사석에서 꽤나 해이해져 있을때 나오는 말투인 모양.
본래 상당히 낮은 중저음이었으나 의도적으로 두세 톤 목소리를 높여 제법 목소리가 높은 것 처럼 들린다.
느긋한 반말조. 일을 할 때를 포함해 드물게만 존대를 사용했다.
제 좋을 대로 타인을 칭했으며, 염려와 정감어린 어조를 차용했으나 본질은 역시나 어릴 적부터 이어져온 무심함이었다.


5.Favors
눈 밑에 옅게 드리운 기미는 불규칙한 수면의 증거였다. 아메리카노라 하기에는 에스프레소 몇 인분에 물만 대충 때려넣은 커피를 한창 입에 댔다. 으적대며 얼음 몇 번을 씹으며 가끔 드리우는 잠 기운을 물리다가 질려버린 것이 몇 달 전이다. 무어라도 새로운 걸 찾아야겠어. 이후로 사흘에 한 번은 먹는 음료를 바꾸어 보았으나 입맛에 죄 맞는게 없었다. 결국 카페에서 늘 먹던걸로 달라는 말을 하면 이제 안면을 튼 직원이 놀리듯이 샷이며 얼음을 잔뜩 때려부은 커피를 건넸다. 이걸 좋아하는건지 싫어하는건지... 구태여 따지자면 애증이었다. 

제비꽃 설탕절임이 좋다는 말에 열에 아홉은 입맛 참 고급지다며 빈정거렸다. 하기사 꼭 수제만 고집하는 주제에 하루에 한 봉지씩은 비우니, 원체 달달한 것을 좋아한다곤 하지만 가게에 한번 물품이 들어오기가 무섭게 재고가 말랐다.
굳이 제비꽃 설탕절임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고 달달한 것이라면 죄 좋아했지만 꼭 꽂힌 것 하나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었다. 언젠가는 레몬맛 머랭케이크였고 언젠가는 마카롱이었으며 언젠가는 다쿠아즈이기도 했으나 몇 주를 못가서 죄다 물렸다며 집어 치운 주제에 이십년 넘게 제비꽃 설탕절임만 먹는 것이 우스울 지경이었다. 늘 먹던 걸로 달라면 자연스레 알아듣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다른 걸 못 먹는것도 아닌데 새로이 꽂히는 걸 찾기 전까지는 언제고 원래의 취향으로 돌아왔다. 제비꽃 설탕절임을 처음 입에 댄 것이 일곱 살이었으니, 이것도 20년이 넘은 고루한 취향이다.

고루한 취향이라 하니 떠오르는 것이 그의 집에 널려있는 클래식한 LP판과 레코더였다. 취미는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폭이 넓긴 했으나 죄다 수 백년에서 수십 년은 된 것들이었고, 골동품을 모으는 취미도 있었다. 취향 참 올드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대부분은 빈정거림이었으나-, 그에 별달리 신경쓰지도 않았다.

취향이라기보단 취미에 가깝긴 했는데, 음악 계열 예술 전반에 조예가 있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기타 등의 악기연주는 수준급이었다. 본인의 연주 뿐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참관이나, 현악곡이 담긴 CD나 LP판을 틀어두는 일도 많았으니 그런 류의 음악 전반을 좋아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터다. 다만 누군가에겐 유감일지도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면, 하나 찍으면 그것만 파고드는 성격 답게 한 곡을 서른번이며 많게는 수백 번 까지 반복재생 해 댄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건 언제나 좋지. 그가 드물게 종류 하나만 특정해서 가리지 않는 포괄적인 분야였다. 특히 시각적인 미혹에 쉽게 이끌렸다. 이를테면 디저트 공예라던가, 요리의 플레이팅이라던가 잘생긴 사람하며 조형미가 느껴지는 건축물까지 죄다. 이쯤되면 미술품 하나나 화가를 진득하게 파고들 법도 하건만 미술품을 모으는 취미는 아직은 없었다. 비주기적으로 원하는 전시회에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면.

좋아하는 것은 고정적이었으되 썩히 불호를 가리는 성미는 아니었다. 특히 음식이라면 죄 고급스러운 것을 먹어봤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집에 고양이를 세 마리는 족히 길렀다. 고양이에게 인기가 너무 좋은 나머지 회사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떨어지려 하질 않아 새로이 들일 준비마저 하고 있었다. 고양이, 좋잖아. 그 덕분에 달리 좋아하던 다육식물이며 난 화분이 죄다 작살났음에도 불구하고 허허 웃으며 넘겼다. 고양이만 좋아하는가 하니 꼭 그렇지는 않았는데, 유독 동물에게 인기가 많은 체질인 듯 했다. 다만 자신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자신의 집 고양이들에겐 늘상 외면당하고 살았다. 그나마 회사의 고양이에게 위안을 얻는 안쓰러운 인생이라며 자조했다.


6.Disfavors

불호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 치고는 이래저래 불평하는 것은 많았다. 다만 그 대부분을 진지하게 들을 필요가 하등 없는 투덜거림에 불과했으니 가볍게 무시해도 좋았다. 정작 자신부터가 싫다고 말은 하면서 행동은 정 반대인 것이 많았다.

뉴스는 질렸어. 차라리 여우가 눈밭에 머리 박고 해파리가 떠다니는 동물 다큐멘터리가 더 재미있지 않나? 그러면서도 TV 채널은 뉴스에 고정되어 있었다. 참 불쌍한 인생이라며 또 자조했다.

영국 전통의 괴식이라면 질려했다. 부친이 사왔던 장어 젤리를 퍽 맛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먹었다가 시궁창같은 맛에 그대로 먹었던 것을 게워내고 나서부터였다. 정작 부친도 영국제 괴식이라 하면 굉장히 싫어했는데, 굳이 아들을 골려먹겠답시고 장어젤리를 정성껏 포장해 냉장고에 두었다는 모양이었다.

차트같은 것도 영 별론데...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는 이탈리아 유망 대학의 경영학과 출신이라 지긋지긋하게 볼 수 밖에 없었다. 말단 사원으로 부려먹는 주제에 상사들도 죄 차트 정리할 일 있으면 제게 가져온다며 불평했다. 그렇게 한 것에 취미를 붙이는 것을 잘 한다면 이런 것들에도 정을 붙여보라는 소리를 들으면 드물게 질색하는 낯으로 되는 게 있고 안 되는게 있다며 비감을 표했다.

늘상 새로운 재미거리와 취향을 찾아 헤매었으나 언제나 그랬듯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저 자신에게도 반쯤 환멸이 난 상태였다. 다른건 여차하면 버릴 수라도 있지, 이걸 버리면 잘생긴 시체밖에 안 남네... 시체로 남기기에는 너무 유려한 외모라 그럴 수 없었다며 손을 내저었다.
그랬기에 보통 싫어할 외부로부터의 위협에도 태연했다. 오히려 즐거이 여기는 쪽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인생 전반이 안전불감으로 짙게 절여져 목숨 오락가락하는 스릴러마저도 실감나는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드물게 눈을 빛내며 말하는 꼴이 여러 사람을 기함케 했다.

내가 쉬는걸 방해하진 말아줄래? 늘상 짓던 웃음을 짓고 있었으나 귀찮아 죽겠다는 듯 온 몸을 늘어뜨리고 있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 건드리는 것을 썩 좋아하지도 않았으나, 직장인의 비애답게 피곤할 때 제때 쉬지 못했으니 이것도 익숙했다. 날이 갈수록 눈 밑이 시커멓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그런 것을 일일히 걱정할 사람은 주위에 없었다.

내게 네 계획을 강요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는데... 제 행방을 스스로 알리는 성격도 아니었고, 변덕이 죽 끓기보다 더 한 인간이었으니 맞추려 해도 맞출 수가 없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지나치게 깐깐하고 계획적인 인간이 이에 속했는데, 느긋하고 여유로울 때야 내심 인내하고 수긍하여 상대에 맞추려 들었으나 제 기분이 조금만 틀어져도 드물게-누가 커피에 식초라도 탄 것처럼- 이맛살을 찌푸리고 불쾌감을 하릴없이 드러내곤 했다.

사실 거창한 계획을 들이미는 사람보다는 제게 무언가를 강요하는 행위 자체를 질색하는 인간이었다. 용케도 회사 생활을 하나 싶지만, 얼마나 명령 듣기가 싫었으면 이것저것 누가 시키는 것이 싫다는 이유로 해야 할 법한 모든 업무를 미리 해두고 상사가 이야기 꺼내기도 전에 들이미는 것이 일상이었던 모양이다. 누군가와 협력하는 것이나, 부탁을 수용하는 것은 싫어하지 않았으니 협력을 원한다면 수평적인 태도를 청하는 쪽이 좋을 것이다.

7.Hobbies

취미라는 것을 하나로 특정 지을 수가 없었다. 1년에도 여러 번을 바뀌는데, 다 하나같이 어느 정도 하면 때려쳐버리곤 했다. 그러면서도 뒷받침될 실력이 필요하다면 죄 어느 수준 이상에, 수집하는 것들이라면 남들이 눈에 불을 켜고 모으려 할 법한 것들을 다수 가지고 있었다.  펜싱, 체스, 여러 악기 연주, 퍼즐 풀이, 승마, 우표수집, 화폐수집, 카드 수집, 시계 수집, 골동품 수집과 카드 탑 쌓기하며 ... 하다 못해 네일아트까지. 네일아트는 대체 왜 하냐 물으니, 반짝거리는 재질감이 재밌어보여 그렇다 했다. 비싼 돈 주고 준비하고, 또 모아놓고 그런 것들에 큰 욕심이 없어 주위에 나누어주는 일도 허다했다.

그나마 고정적으로 가지고 있는 취미도 호불호를 이어 낡아 빠졌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 너머에서 수입해 오는 공예차를 즐겼고, 만년필에 제 눈색을 닮은 잉크를 채워넣어 캘리그래피를 쓰는가 하면 낡은 주화를 수집하는가 하면 실링 왁스를 휘휘 저어 지인들에게 손수 쓴 손편지를 송부하는 일이 허다했다. 순전히 실링 왁스와 캘리그래피를 하고 싶다는 이유에서 기반된 행동이었다.

재능만큼 개화하지 못하는 실력이 주변인을 안타깝게 했다. 분명히 뛰어난 두각을 보였지만 금세 그만두어 버린 것이 그 이유. 조금만 제대로 배우면 분명히 대성할텐데 대체 왜 그만둔 거냐고 묻는 말들에는, 글쎄... 질려버렸는걸. 그러면서도 가끔 또 심심하다며 추억을 늘어놓듯 꺼내보기도 했다.

그나마 진득하게 해본 것이라면 수집 중에서는 시계 수집이었고, 취미활동 중에서는 펜싱과 바이올린 연주였다. 시계는 부품이 맞물리며 이어지는 정교함에 매료되어 그러했고, 나머지 취미활동은.. 아주 어릴적부터 시작해 아직도 가끔씩 손 대고 있는 것들이었다. 주니어 시절 받은 상패를 아직 버리지 않아 장식장 한구석에 널려 있었다. 취미에 썩 열을 올리진 않으나 다방면에 재능이 뛰어나 어느 정도 수준은 했다.

너, 천재구나. 한 가지 분야에서 타인이 무던히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경지를 곧잘 쉽게 올랐다. 뭘 해도 잘 할 수 있겠지. 신은 불공평한 존재라는 것에 대한 산 증명이었다. 뭘 해도 어지간한 수준 이상은 할 것이다. 그를 가르치고, 그와 함께한 모두가 곧잘 깨닫곤 했다. 다만 하기 싫다고 생각해 버린 것은 당장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안 하려 든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한탄이며, 누군가에게는 위안이었다. 정작 당사자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이 우습다. 끈기와 지속적인 열정의 부재다. 그러고보니 어릴적부터 무던히 부모 속을 썩여 한달에 한번은 인성검사며 발달 검사를 받았댔던가.


8.Physical

전반적으로 신체 능력이 탁월했다. 근력도, 체력도 그랬고. 쉽게 지치지 않으며 흥밋거리 하나 찾으면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것도 체력이 다 받쳐주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제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는 것 앞에서 곧잘 지친 체 하며 더는 못한다며 손을 내젓는 것은 전부 가당치도 않은 연기다. "움직이기도 너무 귀찮긴 한데, 관리 안 하고 그냥 두기에는 너무 아까운 얼굴이네..." 이쯤되면 귀찮은 게 먼저인지 자만이 먼저인지 모를 우스운 일이었으나, 놀랍게도 그 묘한 경계선을 타고 늘상 스스로를 관리하려 다니고 있었다. 호들갑에 가까운 피부 미용부터 꾸준히 관리받는 체형까지 전부 다.

9. About : Exhibition

왜냐니, 재밌잖아. 창백한 겨울 꽃눈의 봉오리같은 모양새를 한 티켓을 집어들고 흔들었다. 인사팀에 있는 상사가 일이 너무 바빠 넘겨준 티켓이라 이야기했는데, 팀장님에게 이런 티켓을 받는 말단이라니 어지간히도 예뻐보인 거 아니냐며 실실 웃었다. 씨앗 모양 티켓에 들어있는 숙소의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하루에 하루치 숙박비 이상의 팁을 쓰는 것이 아무래도 초대장에 딸린 이벤트 따위는 일절 관심이 없어 보였으나, '보다 작고 특별한' 티켓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돈으로 다 못 누리는 호화 서비스라니, -전시회 입장료야 몇 번을 내도 상관 없었다- 화가의 특별한 지시나 염원 따위가 담긴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물론 작품에 대한 흥미도 적지는 않았으나.

셀레나 S. 화이트의 독특한 작품관과 요구사항-작품을 벽에 매달아 달라거나, 눈을 담은 그림 근처에서 인공 눈을 내리게 해 달라거나-에 대한 것들을 듣고서 미술관의 특별 티켓 수색에 더욱 박차를 가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겨울 정적의 고즈넉함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있었으나 역시나 특이함을 넘어서 기행으로도 보일 수 있는 화가의 성미에 이끌렸음이 확실했다. 



장미색

FFFFFF

창백함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순백색은 장례의 헌화를 닮았다.

체력

10

탁월한 건강체질. 스스로를 무던히 관리한 결과였다. 쉽게 지치지도, 포기하지도 않는 성미는 뛰어난 체력의 산물이다.

정신력

30

다정함은 체력으로부터 기인한다면 무던함은 탁월한 정신력으로부터 기인했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무던함은 견고한 누각이며 아성이었다. 흐름을 받아들이되 흔들리지 않는다

선관
 

 선관 동시합격 여부
 
X



비밀설정


외관

"서비스로 애도까지 표해줄 수도 있고."




이름

썩 드문 이름도 아니고. 숨길 이유도 찾지 못했다.


성별


키/몸무게



나이



성격

너는 참 별난 사람이구나. 마냥 사람좋다고 보기에는 괄시하지 못할 구석들이 있었다. 대체로 넉살 좋은 성격을 보이면서도 그 뒤의 무심함을 숨길 생각은 조금도 없다던가. 대체로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사람은 주위 인물에게 대개 가식적인 면모를 보이기 마련이었건만, 그에게서는 그런 것들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타인을 곧잘 수용하는 만큼 자신은 저 편한대로 살아갈 뿐이었다. 기업의 CEO에서 평범한 말단 사원으로 위장할때도 바뀐 것이라곤 늙은이같은 말투 뿐이었다.

다만 일에 임할 때의 그와 평상시의 그를 동일 선상에 두어서는 안 된다.  공석에서까지, 특히 사업을 할 때까지의 모습마저 마냥 편안한 인간은 아니었다. 그렇다 해서 그 둘 중 한가지가 연기냐 함은 그것 역시 아니었다. 사람이 업무에 임할 때 마냥 편하게 임하지 않듯, 그 역시도 그럴 뿐. 그는 이상적인 관리자였고, 기업과 모임을 이끌어갈 때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았다. 탁월한 리더였으며, 선구자였다.

에고그램 테스트 결과

AAABB-이상적인 관리자 타입

성격

경영자나 관리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성격입니다. 사회질서 중시를 모토로 한 현실주의자로, 그 인생관이나 가치관의 스케일이 매우 크고 정신적으로도 터프합니다. 사회 지도자층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의 대부분을 겸비하고 있는 사람이죠. 그러나 문제는 계속해서 자기실현을 도모하는데 바쁘기 때문에 취미나 오락처럼 인생의 여유에 해당되는 부분을 점점 줄여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인생에서 취미나 오락을 거의 없애고 목적을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방식은 목표달성의 측면에서만 볼 경우 매우 효율적 입니다. 그러나 마치 안대를 한 경주마가 달리는 식의 방법은 사고의 경직화, 인간적인 여유의 결핍과 같은 장애들을 하나씩 불러오게 됩니다. 그렇게 서둘러 어딘가로 향하는 만큼 개인으로서의 존재방식도 가끔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위태로운 것은 알고 있었다. 손에 맞지도 않는 취미생활을 수십 가지를 붙들고 놓기를 반복하고, 꼭 즐기기 위한 유희거리를 찾는 것은 죄다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언젠가 일에 먹혀버리기라도 하면 곤란하거든... 농담처럼 말하고는 있으나 약간의 위기의식을 느끼는 중이기도 했다. 자신은 인간으로 살아가고 싶었으나,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취미생활 따위는 찾지 못하고 그저 같은 일상의 반복이지 않은가 고뇌했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약한 만성 번아웃 상태에 시달리고 있다. 체력이 뛰어나 체력적인 탈진을 겪는 것도 아니고, 무심하고 덤덤한 성격이 정신적인 소진으로 인한 풍파를 무마시켜 평범하게 일하고 있었으나 직업과 취미로부터 성취감을 얻는 것은 잃은지 오래다. 담당의는 오래 전에 그 행동의 본질이 번아웃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당시에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당장 일을 덮어놓고 쉬라고 하기에는 한창 사정이 바쁘게 돌아갔고, 지금이야 조금 여유를 가지고 숨통을 틀 수 있게 되었으나 만성적인 상태에 시달리며 많은 것에 보람을 잊었다. 그랬기에 별 다른 차도도 없었다. 보통 말초적인 쾌락을 추구하기 마련인데 그나마 미술품 감상이나, 보다 건설적인(자신의 몸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취미를 가졌다는 것은 다행인 일이었다. 그나마도 당사자가 몸 망치는 일은 썩 유쾌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확률이 높았지만.

 모든 것에 질려있었으나 자신의 위치가 위치였으니 꼭 타인의 부담감을 동시에 수반하는 자리였고, 그러하여 일을 하며 보이는 성향과 실제 자신의 성향을 다른 것으로 규정하고 괴리시켰다. 치미는 충동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흔들리지 말고 차분하게. 일을 하며 욕망을 억누른 보상을 여러가지 쾌락으로 풀어 보려 했으나 이미 반쯤 지친 상태의 머리에 이것저것 때려넣어 봐야 잘 들어올 리도 없었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에서 그친다는 것이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결국 무엇에도 쉽게 질리고, 그런 자신에게도 쉽게 질리면서도 완전히 마모되기 전에 즐겼던 것들로부터 회상하던 여러가지 것들을 못 잊어 무어라도 맡겨둔 것 마냥 어릴 적의 것들을 회상했다. 쉽게 질리는 것들은 죄 최근의 것들이고, 지리멸렬하게 잡고 있는 것들이야말로 진실로 고루한 것이었다. 다만 타고나기를 강건하게 난 인간이었으니 무엇 하나 쉽게 내던지고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질린 것과 포기하는건 엄연히 다른 분야였고, 포기 이전에는 책임이 있었다. 책임의 중압에 익숙해져 있었으나 결코 쉽게 여기지는 않았다. 질린다며 투정부리는 것은 죄 자신에 관련된 것 뿐이었다. 

무언가가 결여된 인간이었다. 삶에서의 의욕, 보람과 목표지향성. 명확한 열정은 애저녁에 사그라들어 먼 옛날의 잔재만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직업

기업의 CEO. 
젊고 유능한 총수로, 곧잘 말하는 상조회사는 자신이 관리하는 자회사 중 하나이다. 차트로 저를 괴롭힌다며 우는 소리를 하게 한다는 상사도 일이 바빠 자신에게 가개장 티켓을 넘겨주었다던 상사도 전부 자신의 부하직원이니, 같잖은 투정을 듣는 부하직원에겐 참 유감스러운 일이다. 특히나 티켓을 넘겨준 상사인 인사팀 팀장은 자신의 일이 너무 바쁘다는 항의 서린 행동이었으나, 그가 티켓만 날름 받아 챙기고 일을 줄여줄 생각은 안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유감이었다. 물론 그 달의 보너스가 10퍼센트는 늘었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지만.

카시미르로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놀러나가는 시간이라고 알려져 있던 외근 시간의 태반은 불유쾌한 자신의 사무실에 틀어박혀 본업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일 끝날때 까지는 다른 것은 물론 공예차를 우려 먹는것 조차도 꿈도 꾸지 말라면서 자신의 공예차를 당당히 뺏어먹는 인사팀장의 동그란 뒤통수를 노려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소지품




특이사항

카시미르는 무채색 격벽 사이로 들어찬 책상 앞에 앉았다. 출입문 앞, 말단 끝자리. 싹싹하고 유능하단 이유로 갖은 잔심부름과 -커피 심부름을 해주면 기겁하고 미쳤냐며 튀어오르는 인사팀[각주:1][각주:2] 꼴을 보는 것은 두 번째 인생 낙이었다- 출장을 다녀오는 힘겨운 막내 인생은 본래 그의 것은 아니었다. 서늘히 비어있던 회색 벽에는 하루에 한 장씩 들어찬 포스트잇으로 겨우내 꽃이 핀 것 같았고, 그 꽃잎은 정갈히 쓰여진 죽음과 사색이 들어차 있었다. 모두 자리의 이전 주인이 가꾸어 낸 산물이었다.

이전 주인은 가난한 예술가였다. 예술가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입에 풀칠이나마 하기 위해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고, 채용자 입장에선 썩 유쾌하지 않지만 그의 회사에도 충분히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어디 인지 뿐이었겠는가, 썩 자부할만한 복지-아마도 사내 복지와 자금적인 지원이 포함되어 있을- 수준으로 회사를 끌어올린 덕에 근무태만이란 애시당초에 글러먹어 이리저리 대충 치이다 급여나 받아먹을 수작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나올 일 없는 것이었고, 그는 이 사실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 중에 인사팀장으로부터 서류를 받아든 것이 반년 전 무렵이다. 신입사원 한 명의 특이사항에 쓰여있는 오랜만의 [근무태만] 문구가 이목을 끌었다. 약간 상해버린 자존심과 어디 어떻게 일하는지나 보자는 마음에서 그 사원의 자리를 찾아갔을때 본 것이 자리 한가득 붙은 포스트잇들이었다. 자리 주인은 가난한 시인이었고, 예술가가 회사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낯선 일은 아니었다.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예술가는 매일같이 인생의 종막에 대한 조각글을 포스트잇에 적어 붙였다. 주로 자신의 인생이었고, 때로는 담백한 제 3자로서의 고찰이었으며 또 어느 때는 글로 서럽게 울음을 남겼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상하네요. 전 분명 총수님이 근무태만의 온상을 잡으러 파헤치러 가신 줄 알았는데요."
어느덧 목적은 본말이 전도되어, 카시미르는 익명의 독자로서 매일 격벽 위로 새겨지는 새로운 죽음을 읽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아무리 근무가 끝나고 난 이후라곤 하지만 자신의 자리에 뺀질나게 드나드는 웬 사람이 있음을 작가가 모를 수가 없었다. 언젠가 몰래 숨어 불청객이 제 자리를 가둔 격벽을 보는 것을 확인한 작가는 그제야 불청객이 자신의 첫 독자라는 것을 알았다.

아로새겨진 죽음에 자리 주인이 저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조차도 몰랐던 카시미르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 다음날 저녁, 언제나 새겨넣던 문구 대신 인근 과자집의 포장이 쓰여진 봉지와 작은 카드를 두고 갔을 때였다. 주인 없는 자리를 엿보는 것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시점에서 남의 사무실 자리의 벽 메모를 염탐하는 카시미르는 글러먹었지만) 알량한 죄책감을 넘어선 호기심을 못이겨 놓여진 카드를 훑어보았다. 


 단 한번 마주한 적 없는 낯섦으로부터 삶을 알았습니다.

 


그 날 책상 위에는 어떤 죽음도 없었다. 카드는 낯선 불청객을 향한 것이었고, 불청객에게 자신의 문 안으로 들어오라는 요청을 건네는 초대장이기도 했다. 카시미르는 기꺼이 초대장을 받아들였고 단 한번도 얼굴을 마주보지 않은 채로 시와 문자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때때로 포스트잇 위로 선물이 오가기도 했고, 그날의 하루 일과가 스며들기도 했다. 다만 모두가 그처럼 다중업무에 유능한 것은 아니었기에 작가는 점점 정체 모를 객과 나눌 문장에만 골몰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자신이 보아도 회사에 붙여둘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작가는 해고되었다. 그나마 남아있던 작가의 남은 물건들은 오간 데 없이 사라졌고, 남은 것은 서로가 나눈 선물과 서로가 함께 나눈 시와 문장들이었다.

홀로 남겨진 유쾌하던 괴짜는 금세 많은 것에 의욕을 잃었다. 작가와 나누던 문장은 그에게 일종의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늘어지는 정신에 어찌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작가의 시선을 답습하기로 했다. 돌발적이고 충동적인 일이었으나 그리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 때 당시를 돌이켜보면 시선의 답습으로 무언가 커다란 시야의 전환씩이나 찾아올 줄 알았었던 것 같다.

"제정신이세요?"

카시미르는 점점 과격해지는 것 같은 인사팀장의 말에 그저 허허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미친 총수가 회사 말단 행세를 하겠다는 건가요? 

"그러게. 자네 상사?"
그날 생전 커피란걸 준 적 없던 팀장이 처음으로 건넨 커피는 유독 진하고 썼다.

그는 작가의 위치에 앉아 설렁설렁 사원 행세를 했다. 말단 치고는 값비싼 차림을 숨길 생각조차 없어서 사내 소문의 구심점이 되어 있었다. 아니 글쎄, 이번에 들어온 신입이 여기 이사님 아들이래요. 잘 보여놔야 하는거 아닌가? -웃기게도 본인이 이사보다 직급이 높았다- 허무맹랑한 소문의 온상이 되는 것도 재미있었고, 외근을 명목으로 곧잘 자신의 원래 근무지에서 일을 하곤 해야 했지만 신선한 일이라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신선함이라는 것도 몇 달이 지나자 서서히 숨이 죽어갔다. 처음 몇 번은 여러 가지 조잡한 문장들을 떠올리고 즐거워 할 수 있었으나 카시미르는 독자이지 작가는 될 수 없는 인간이었다. 슬럼프인가? 작가도 아닌 주제에 별 괴상한 것을 다 고민했다.
그러다 작가가 겨울을 시상에 자주 담았음을 떠올렸다. 겨울, 삶의 끝과 종적. 고즈넉히 내린 눈 아래 파묻힌 삶의 단말마들. 스노우 볼도 사 보고, 겨울 식물도 길러보고, 늦가을부터 눈사람 피규어나 목도리를 사 모으질 않나. 결국 한 번도 윈도우 기본 화면에서 바뀐 적 없던 화면이 겨울의 배경으로 바뀌었을때. 제 상사가 상사병 걸린 것 같은 짓을 하는 걸 보다 못한 팀장이 자신이 찾아가려 벼르고 있던 미술관의 씨앗 티켓을 그의 머리통에 던져버리는 일을 벌이고야 말았다.

자넨 그렇게 유능한 것만 아니었어도 애저녁에 짤렸을거야.
우린 이미 예전에 끝났거든요, 돈 때문에 하는거지. 새삼스런 헛소리 말고 받아먹었으면 보너스나 올려주세요.


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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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어울리는 꽃을 알고있니?"


  1. 인사부장이 팔자에도 없는 노릇을 하는 것은 순전히 카시미르에게 말을 막 던질 수 있는 배짱이 있기 때문이었다. [본문으로]
  2. 물론, 카시미르야 공석만 아니면 누가 반말을 하건 등짝을 후리건 신경쓰지 않는다지만 총수에게 그런 짓을 할 간 큰 인간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본문으로]